사랑은 운명에 빠지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운명에 빠지는 것이 아니다
  • 박진주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5.09 16:53
  • 호수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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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은 배우는 것이다.
사랑은 배우는 것이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두근거림? 같이 있고 싶은 마음?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키스하고 싶게 요동치는 감정? 또 누군가는 사랑을 고통, 상처, 외로움, 집착, 애증, 질투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아마도 사랑에 관한 토론회를 연다면 저마다 자신이 경험한 사랑 이야기를 각색하느라 밤을 꼬박 지새우고 말 것이다. 사랑보다도 물질적 만족과 육체적 쾌락이 중요시되는 세상이지만, 사랑, 연애, 결혼과 이혼을 소재로 한 콘텐츠와 담론이 넘치는 것을 보면 사실은 어느 때보다도 사랑을 절실하게 갈망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참고로 국어사전은 사랑을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하고 여기는 마음’이라고 정의한다.

 

분명한 사실은 사랑은 운명이나 빠지는 것이 아니다. 사랑도 학습이라 운전이나 수영처럼 꾸준히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자동차 조작법을 익혀야 운전할 수 있고, 수영 동작을 꾸준히 연습해야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랑도 학습의 결과이다. 운전과 수영도 개인의 성격과 적성, 배움의 동기와 열의, 연습 환경과 강사의 능력에 따라 학습 결과에서 차이가 난다.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능력도 모든 사람이 같지 않고, 사람마다 차이가 존재한다. 사랑은 아름답고 숭고하기 이전에 능력이므로, 제대로 사랑을 하고 싶은데 역량이 부족하다면 배우고 익혀서 사랑의 능력치를 높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타의에 의해(주로 부모) 사랑을 배우지 못해서 사랑이 아닌 것을 사랑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잘못된 핸들 조작 습관을 갖고 있는 강사에게 처음 운전을 배운 사람은 안전성이 떨어지는 핸들 조작법을 올바르다고 믿고, 자신이 평생 위태롭게 운전하는지 모르고 살아간다. 잘못된 핸들 조작법을 교정하는 첫걸음은 다른 사람의 운전 자세를 관찰하며 자신의 핸들 조작법이 어색하다고 의문을 품는 데서 출발한다. 이미 몸에 익어버린 잘못된 습관을 올바른 습관으로 바꾸려면 처음 운전을 배울 때보다 훨씬 많은 의식적인 노력과 에너지를 기울여야 한다.

 

예쁘고 멋진 옷을 차려입고 연인과 인기 있는 식당에 가고, 다정한 모습을 SNS에 공개해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사랑해’라는 밀어를 주고받는 것은 데이트이지 사랑이 아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턱대고 비슷한 패턴의 연애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관찰하고, 고민하고 탐색한 끝에 사랑의 정의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을 마련했을 때 비로소 찾아올 것이다.

 

 

박진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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