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천안 도시 매력 끌어올린다… 브랜딩은 이제 필수
용인·천안 도시 매력 끌어올린다… 브랜딩은 이제 필수
  • 이다경·송지혜 기자 최정원·최유진 수습기자
  • 승인 2024.04.09 11:20
  • 호수 1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용인 반도체, 천안 제과제빵
도시 브랜딩이 곧 도시 경쟁력
신선함 `톡톡' 청년층 활용해야

도시 브랜딩 전문가 사이먼 안홀트는 “도시 브랜드 없는 국가 브랜드는 허상이다. 도시를 어떻게 브랜드화하느냐에 따라 그 도시의 품격이 달라지고 다른 도시들과의 차별성이 부각된다”고 말했다. 이제 단순히 지역의 특성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 특성을 활용해 어떻게 ‘브랜딩’ 하느냐에 따라 도시는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즉, 도시 브랜딩이 곧 전략이 된 시대다. 도시 브랜딩이란 도시가 가진 고유의 철학과 존재 목적, 문화 등을 포함해 사람들이 도시를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을 말한다. 지역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는 사람, 해당 지역의 팬을 늘리는 것이 도시 브랜딩의 핵심이다. 

 

용인, 똑똑함으로 도시 경쟁력 승부 
용인시는 ‘똑똑한 반도체 도시, 용인’ 브랜딩 강화에 힘쓰고 있다. 작년 10월, 용인시의 스마트도시 조성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반영한 ‘용인시 스마트도시 계획(2023~2027년)’이 국토교통부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 도시 계획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지역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교통과 환경, 안전을 아우르는 데 중점을 둔다. 용인시는 도시를 4개의 공간으로 분류해 각 지역 특성에 맞게 16개의 스마트도시로 서비스를 재배치했다. 신도시로 지정된 기흥구와 수지구 일대에는 자율주행 버스와 개인형 이동 수단 등 모빌리티 서비스와 친환경 전기자동차 충전시설 등 미래 첨단 교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지난 3월 25일 ‘대한민국 신성장동력 허브 용인특례시’ 주제의 민생토론회에서 “반도체 국가산단과 이동 신도시를 관통하는 국도 45호선이 국가산단 1기 팹 가동 전에 사업이 완료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화성·용인·안성을 연결하는 45㎞의 반도체 고속도로 구축을 서두르며 철도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달 3일 용인시는 ‘2024 뉴욕 페스티벌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대상’에서 반도체산업 선도 도시 부문 1위에 선정되며 ‘반도체  신도시’로서의 쾌거를 달성했다.

 

지명 활용한 매출 1억원 캐릭터  

 

광교산 정상에 설치된 용인시 캐릭터 조아용을 활용한 포토존이다. 출처=팍스경제
광교산 정상에 설치된 용인시 캐릭터 조아용을 활용한 포토존이다.
출처=팍스경제

용인시는 브랜딩 요소 중 하나인 캐릭터도 톡톡히 활용하고 있다. 지명에 있는 용에서 착안해 뿔과 수염, 날카로운 이빨을 지닌 캐릭터이다. `조아용'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용인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았다. ‘조아용’이 용인시의 마스코트다. 조아용은 SNS 매체에서 호감의 표시를 나타낼 때 ‘좋아요’를 사용하는 것과 용인의 ‘용' 자를 결합한 명칭이다. 

 

더불어 조아용은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캐릭터 마케팅의 좋은 사례가 됐다. ‘조아용 in 스토어’는 개점 4개월 만에 판매 금액 1억 원(부가세 제외)을 달성하고, 청룡의 해를 맞아 `조아용'과 에버랜드 레서판다 캐릭터 ‘레시’와의 협업 상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인기를 끌고 있는 조아용의 브랜딩 활용에 대해 한가희 주무관은 “현재 조아용 캐릭터를 활용한 인형이나 문구 등의 상품 판매와 자활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주무관은 “올해 청룡의 해를 맞이해 인기가 더 많아진 조아용의 인기에 힘입어 용인시청단이 홍보존을 만들어 조아용이 시민들에게 더 편안하고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조성 중이다”고 밝혔다.

 

‘빵’으로 성공적 도시 브랜딩 
천안시는 꾸준히 ‘빵의 도시’라는 브랜딩을 이어나가고 있다. 천안시는 1934년 ‘학화호두과자’를 시작으로 현재 60여 개의 호두과자 점과 300여 개의 지역 내 빵집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시는 우수한 제빵 기술과 다양한 빵집을 강점으로 ‘빵’을 활용한 도시 브랜드를 구축했다. 작년 10월 동네 빵 판매장과 체험행사를 앞세운 ‘2023 빵빵데이 천안’ 축제는 우천 상황에도 5만여 명이 방문하며 성공적인 홍보 효과를 거뒀다. 또한 축제에서 활동할 ‘빵지순례단’ 100명(33개 팀)을 모집해 지역 내 우수 빵집을 SNS를 통해 적극 홍보했다. 해당 행사는 상표 출원과 등록을 마쳤으며, 이달 27일에도 개최될 예정이다. 

 

천안시와 대한제과협회천안시지부, 남양유업 주식회사 천안공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출처=ATN 뉴스
천안시와 대한제과협회천안시지부, 남양유업 주식회사 천안공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출처=ATN 뉴스

시는 대한제과협회 천안시지부, 남양유업 천안공장과 ‘상생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해당 체결을 통해 빵의 도시 천안 마케팅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제과·제빵 산업과 지역 소재 기업 육성을 위한 농·축산물 사용 가공품에 대한 연계 방안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제과 기술 향상 세미나와 홍보 마케팅을 통해 소규모 제과점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한다. 시는 빵이라는 콘텐츠를 활용한 지속적인 연계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문화·예술의 대표 거리 탄생
작년 5월 천안시는 행정안전부 로컬브랜딩 사업에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지역 스스로 고유 자원을 활용해 경쟁력을 키우는 취지에 따라 작년 처음 시행된 행정안전부의 사업이다. 시는 ‘로컬 크루가 만들어 나가는 공간, 옛 법원길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쇠퇴하고 있는 옛 법원 앞인 신부7길 일원을 천안의 자원과 생활양식을 바탕으로 문화예술 특화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몇몇 공공기관에서 로컬 크리에이터를 모집하는 등 지역 브랜딩을 활성화해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한 첫 삽을 떴다. 또 지역 로컬 브랜드는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청년 창업자를 육성할 수도 있을 정도로 ‘청년 상생’ 정책이기도 하다. 천안시청 도시재생과 김소희 주무관에 따르면 “천안시는 현재 대학의 로컬브랜딩 사업을 위한 직접적인 협약이나 협력은 추진되고 있지 않으나, 사업 대상지 인근 안서동 소재 5개 대학(▶단국▶상명▶호서▶백석▶백석문화) 5만여 명의 대학생이 관계 인구를 형성하고 있어 사업 대상지로 인구 유입에 대해 높은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천안 소재 11개 대학의 풍부한 청년 자원과 사업을 연계하여 추진하면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인, 천안 브랜딩에 ‘단국대’를
용인과 천안시의 특성을 살린 브랜딩은 단순 홍보에서 그치지 않는다. 브랜딩으로 일궈낸 이미지를 바탕으로 청년층과의 조화, 지역 대학과의 연계를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대학이 밀집된 천안시는 특히나 청년층 유입 전망이 좋다. 용인시의 경우 ‘반도체 산업 도시’라는 브랜딩을 통해 이공계 청년층 유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

 

13개 대학(사이버대학 3개 포함)이 밀집된 경산시는 청년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좋은 예시다. 시는 대학생 인력의 정착을 위해 첨단 청년벤처 창업의 기반을 구축하고, 기업 유치를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경산시는 ICT 벤처 창업의 중심 도시로서의 성장을 위해 소프트웨어 혁신교육기관을 대구대와 함께 운영 중이다.

 

인천시의 경우 대학생의 참신하고 젊은 아이디어를 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반영한 바 있다. 2022년 3월 개최된 ‘2022-I-DESIGN’ 프로젝트는 ▶장소(공간)를 위한 디자인 ▶인천시민의 편의와 경험을 위한 디자인 ▶범죄예방디자인 ▶사회 문제 해결 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적 접근방법을 통해 인천만의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사업이다. 사업은 인천 소재 6개 대학 7개 학과에서 선정된 100명의 대학생이 3월부터 1학기 수업을 통해 참여하는 형식이다. 시는 공모전 당선작을 공공기관과 연계해 직접적으로 활용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단국대, 백석대, 상명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이 밀집된 안서동에 대학로 조성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학을 단순히 ‘청년이 모이는 공간’이 아닌 ‘청년이 살아가는 공간’으로 구성하며 청년층과의 상생을 도모할 가능성이 용인과 천안에서도 엿보이고 있다. 두 도시가 우리 대학을 활용하며 청년층을 정착시키는 요람으로 거듭나길 기대하는 이유다.

 

 

이다경·송지혜 기자 최정원·최유진 수습기자 dkdds@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