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 리처드 탈러 『넛지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경제학 - 리처드 탈러 『넛지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 손나은 기자
  • 승인 2018.03.20 22:18
  • 호수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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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고를 수는 없어도, 최악은 고르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


<이 도서는 이태숙(교양학부) 교수의 추천 도서입니다.>

저  자 리처드 탈러
책이름 넛지-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출판사 리더스북
출판일 2009. 04. 22
페이지 p.426

 어느 날, 배가 고파진 당신은 학교 식당으로 들어갔다. 메뉴판을 집어 든 당신의 눈에는 ‘오늘의 특별메뉴!’라고 적힌 스티커와 함께 음식 사진이 여러 장 붙어있는 주황색 메뉴와, 페이지 한쪽 구석에 검은색으로 적혀있는 메뉴가 들어왔다. 당신이라면 어떤 메뉴를 골랐을까?


이 책은 대부분의 사람이 높은 확률로 주황색 메뉴를 골랐을 것이라 말한다. 또한, 그중에서도 ‘오늘의 특별메뉴!’라는 스티커가 붙여진 메뉴를 선택할 확률이 더 높다고 주장한다. 식당 주인의 ‘넛지’에 사람들의 선택이 한 쪽으로 편향된다는 것이다. 이 예시에서, 식당이 자신 있게 추천하는 메뉴는 신선한 재료와 능숙한 솜씨로 제공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구석에 적혀있는 자신 없는 메뉴는 시든 재료와 미숙한 솜씨로 제공될 가능성이 크다.


‘넛지’(Nudge)는 선택을 강제적으로 바꾸는 장치는 아니지만, 선택의 자유를 완전히 보장하는 장치도 아니다. 당신의 선택이 좀 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하나의 보조 장치다. 잠시 당신의 인생을 되돌아보자. 항상 이성적으로 행동하며 최대의 이익을 가져오는 선택만 하는 삶을 살았는가? 이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면 ‘호모 이코노미쿠스’(이하 이콘)라는 신인류가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정계나 연구소로 떠나는 편이 한국의 발전을 위해 이로우니 읽던 신문을 주저 없이 덮고 떠나주길 바란다.


이콘이 아닌 사람, 질문에 대답하기 망설였을 사람은 하나씩 효율이 떨어지는 선택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곧장 걸으면 10분 만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을 텐데, 밤공기가 좋다는 지극히 감성적인 이유로 1시간이나 소요되는 길을 선택한 적이 있을 것이다. 혹은 다른 누군가는 속이 쓰릴 때 매운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선호에 따라 매운 음식을 먹고선 복통을 호소한 적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올바른 선택을 알면서도 기분과 감정에 따라 변덕스럽게 선택하곤 한다.


사회는 이러한 우리를 최대한 건강하고, 정직하고, 올바르고, 많은 이득을 창출하며, 최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넛지라는 조항을 도입했다. 그 조항은 아주 은밀하고 조용히 시행돼서 피할 수도, 알아채기도 힘들다. 대부분이 몰랐겠지만,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회가 만든 넛지에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었다. 누군가가 의도를 가지고 당신의 무의식중에 옆구리를 찌르며 ‘저 선택을 해!’라고 속삭이고 있는 것이다.


몇몇 사람은 넛지에 대해 알고 나서 넛지를 없애기를 희망한다. 그들은 아무 개입이 없는 완전한 자유주의의 상태에서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도 사실상 보험, 주식, 부동산, 주거, 하다못해 환경 문제까지 정부와 사회의 넛지에 홀려 조종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한 문제들이 사회에는 가득하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넛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손나은 기자
손나은 기자

 twonn209@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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