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끝에 후회 없는 선택이 남길
고민 끝에 후회 없는 선택이 남길
  • 손나은 기자
  • 승인 2018.03.06 19:50
  • 호수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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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의견이나 생각을 밝히는 일은 언제나 두려움을 동반한다. 두려움에 따라오는 초조함은 괜히 마음을 흔들기 마련이다. 흔들리는 마음은 판단을 흐리게 한다.

 

기자는 두려운 것이 많은 편이라 무언가에 책임을 질 때 부정적인 상상을 하곤 한다. 흐려진 판단력과 불안한 마음은 단단하고 안정된 무언가를 들춰보거나 괜히 건드리도록 한다. 결국, 기자에겐 바르거나 곧지 못한, 어수선하고 정체가 불분명한 결과물만이 남았다.

 

그것도 쌓이면 경험이 된다고, 부득불 우겨가며 반년 동안 신문사 활동을 한 기자에겐 누군가가 시험용으로 그어놓은 듯한 짧은 선 같은 비뚠 생활만이 남아있었다.

 

단대신문에 지원한 거창한 이유나 소신은 없었다. 다른 대학 학보사에서 일하는 친구가 우리 대학 신문을 궁금해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친구의 언급으로 알게 된 단대신문은 2학기를 맞아 수습 기자를 모집하고 있었고, 기자는 지원서를 넣었다. 가볍게 본 것은 아니었지만, 무거운 사명감도 아니었다. 어쩐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지원했을 뿐이다. 이 결정에 무게가 없다는 비난에도 어떤 변명도 하지 못할 것이다. 순간의 선택이었지만 절대 틀린 선택은 아니었다고만 말하고 싶다.

 

처음이 이랬던 탓인지, 아직은 기자로 완성된 모습보다 신문과 아무 관련 없을 모습을 상상하기 더 쉽다. 준비한 자료를 보며 편집회의에 참여해도, 묵직한 카메라를 손에 들어도, 이름 석 자가 적힌 신문사 명함을 받아도 실감이 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도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것들을 다시 되돌아보곤 한다. 버스 정류장의 학교 게시판을 한 번 더 보게 되거나, 사람들이 모인 곳을 괜히 빙 둘러 가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해야 한다는 생각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점점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주마다 있는 회의에서 꼬박꼬박 나오는 단어들. 학내 문제니 시의성이니 하는 어려운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 단어들을 인지하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사실은 아직도 그 단어들을 비롯한 신문의 본질을 이해 못 하고 겉만 갉작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자는 신문에 대해 전혀 들여다보지 않았던 전보다는 훨씬 성장했다고, 반년 전으로 돌아가도 망설이지 않고 신문사에 지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것이 비단 기자만의 생각이 아닌, 당신의 일이 되길 바란다.

 

단대신문의 문 앞에서 주저하고 있을 옛날의 기자와 같은 이들에게 이렇게 격려하고 싶다. “힘차게 문을 열고 들어오라.”

손나은 기자
손나은 기자

 twonn209@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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