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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식단은 안녕하십니까?

기사승인 [1430호] 2017.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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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오늘 아침 가볍게 먹었던 아메리카노와 토스트, 점심으로 먹었던 백반 정식, 저녁에 먹었던 라면. 우리가 먹은 음식은 당신의 눈, 심장, 피부가 된다. 무엇을 먹든, 어떻게 먹든 그 음식은 당신을 구성한다. “You are what you eat”. 당신이 먹은 그 음식이 바로 당신이라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면 식생활은 크게 변화한다. 매일 영양사가 영양소를 따져가며 만든 균형 잡힌 식단에서 벗어나 캠퍼스 주변 음식점 혹은 편의점 등을 이용한다. 그렇게 자신이 직접 계획한 시간표에 따라 식사시간도 불규칙적으로 변해간다. 시간이 없다며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으로 가볍게 때우고, 입맛이 없다며 점심을 거르기에 십상인 그들. 자유로운 대학 생활을 얻은 대신, 식생활을 소홀히 여기며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가지게 된다. 대학생들의 식문화,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 본지는 지난달 30일부터 6일간 재학생 111명을 대상으로 우리 대학 학생들의 식생활을 조사했으며, 신뢰도를 보충하고자 공주대학교 식생활 개선 동아리 ‘바른세끼’와 농림축산식품부,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에서 전국 대학생 1천1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자료와 함께 다루고자 한다.

 

■ ‘삼시 세끼’는 옛말……재학생 둘 중 한 명 정상적인 식생활 영위 못 해
오전 6시. 남들에게는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재학생 A 씨는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선 더 일찍 일어나야 하지만, 통학시간 때문에 새벽 2시에 잠자리에 들어간 그에게 필요한 건 따뜻한 아침밥이 아니라 푸근한 잠자리다. 학교에 도착해 정신없이 수업을 들으니 어느새 오전 11시 30분. 아침밥을 먹지 않은 그는 오늘도 간단한 삼각김밥으로 배고픔을 달랜다. 다음 전공 수업은 12시,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0분. 한 끼 식사 시간으로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 일러스트 채은빈 기자

# 식사시간 30분조차 투자하지 못하는 그들
앞서 묘사한 대학생 A 씨의 일과에 많은 학생이 공감했을지도 모른다. 바른세끼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대학생의 67.5%가 아침 식사를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조사 결과 우리 대학의 경우 매일 아침 식사를 먹었다고 응답한 학생은 17%인 반면, 무려 50%가 아침 식사를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64.2%가 수면 부족을 꼽았고, 우리 대학은 30%가 시간 부족, 27%가 수면 부족을 꼽으면서 대학생들에게 주어진 식사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일러스트 채은빈 기자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 대학의 경우 매일 삼시 세끼를 규칙적으로 챙겨 먹는다고 응답한 학생(본지 조사 자료)은 8%인데 반해 일주일에 1~2번 챙겨 먹는다는 학생은 33%, 3~4번 챙겨 먹는다는 학생은 21%로 54%가 불규칙한 식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루 한 끼 식사에 투자하는 시간은 평균 30분. 이마저도 투자할 수 없는 그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다. 자취 생활을 하고 있다는 김승석(환경자원경제·1) 씨는 “통학을 하다보니 아침 일찍 나가야 해 아침밥을 먹을 시간도 없다”며 “시간표 상 밥을 거르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빠르게 먹을 수 있는 편의점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를 먹게 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고등학교 시절에는 삼시 세끼 모두 챙겨 먹었다는 김재욱(사회복지·1) 씨는 “기숙사에 들어오고 나서는 하루에 1~2끼 정도만 챙겨 먹게 되는 것 같다”며 “시간 부족과 금전적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학생이 시간이 부족해 패스트푸드와 편의점을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패스트푸드와 편의점 음식을 먹는 이유(본지 조사 자료)’에 대해 43%가 ‘빠르게 먹을 수 있어서’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16%가 ‘캠퍼스 내 마땅히 먹을 곳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시간 부족의 대표적인 원인은 시간표다. 30분을 기준으로 교시가 나뉘는 대학 강의의 특성상 강의와 강의 사이가 30분 간격으로 배치되는 경우가 있어 밥을 먹기 애매한 경우가 많다. 한술 더 떠 학과에 따라 무조건 들어야 하는 전공필수과목이 점심시간을 관통해 연강을 이룰 경우 그 날은 어쩔 수 없이 굶어야 한다.

 

■ 대학생 식탁에 등장한 ‘배부른 기아’
불규칙적인 식생활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영양 불균형이다. ‘배부른 기아’란 자극적이고 열량이 높아 입맛을 자극하는 음식들이 다양해지면서 과잉으로 칼로리를 섭취하지만,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는 부족해 각종 면역력 질환과 피로에 시달리는 것을 말한다. 의학전문기자 홍혜걸 씨가 인구의 85% 정도가 ‘배부른 기아’라고 지적한 만큼, 대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 영양소 편향 높은 대학생 선호 편의점 3대 식품
캠퍼스 반경 500m내 급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곳은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으로 꽤 한정적이다. 문제는 해당 업소에서 제공하는 영양균형이 잡혀있는 식품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본지 조사 결과,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3대 품목은 도시락, 삼각김밥, 라면 순으로 모두 고열량 고칼로리 식품이다. 지난해 소비자시민모임에서 발표한 편의점 도시락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1천366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성인 기준 한끼 분량인 666.7mg의 1.7배 가량 높은 수치이다. 또한 나트륨 배출을 도와주는 칼륨 함량 비율은 나트륨 함량의 36%에 불과했다. 이 외에도 삼각김밥에 들어간 조미 김, 컵라면의 자극적인 라면 수프로 섭취하는 나트륨은 권장량을 훌쩍 뛰어넘는다.

▲ 일러스트 고다윤 기자

전문가들 역시 편의점 음식에 치중된 식단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영승(식품영양) 교수는 “탄수화물이 주를 이루는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하게 된다면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없다”며 “편의점에서는 절대로 5대 영양소를 균형 있게 얻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 일러스트 채은빈 기자

영양이 부족하고 칼로리가 높은 식단을 많이 접할수록 비만에 대한 위험도 커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에 발표한 「2016 비만백서」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19~29세에서 비만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2006년부터 지난 2015년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29세 인구 대부분이 대학생이므로,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 환경호르몬 범벅…위험에 노출된 대학생들
한편, 3대 식품 모두 열을 가해야 하는 제품인 만큼 해당 제품을 담고 있는 용기와 포장재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편의점 도시락과 컵라면의 경우 대부분 제품 용기에 PS(폴리스타이렌) 성분이 들어가 있다. 이를 가열할 경우 신체의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비스페놀A와 같은 환경호르몬이 식품으로 들어가 그대로 섭취할 위험이 있다. 비스페놀A를 섭취할 경우 소량만으로도 호르몬 시스템을 방해할 수 있어 전립선 및 유방암, 당뇨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물질이다.

실제로 본지 조사 결과 “패스트푸드와 편의점 음식을 섭취한 후 한 달간 몸의 이상 징후가 관찰된 적이 있냐”는 질문에 49%가 ‘그렇다’고 답해 이미 대다수 학생이 노출된 것으로 예상된다. 교내 편의점에서 주로 끼니를 때운다는 이예린(커뮤니케이션·1) 씨는 “매일 달라지지 않는 기숙사 식당 메뉴에 질려 차라리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 먹는다”며 “한 학기를 보내고 나니까 살도 많이 쪘고 피부도 나빠진 것 같다. 종종 속이 더부룩한 느낌까지 들어 기분이 좋지 않다”고 고백했다.


■ 대학생의 식문화, 이제는 바로 잡을 때
지금까지 대학생 식생활 전반에 대해 짚어 봤지만, 대부분이 학생 개인의 노력으로 고칠 수 없는 고질적인 문제다. 시간표의 경우 학과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편의점 위주 식단의 경우 현재 죽전캠퍼스에 21곳, 천안캠퍼스에 10곳이나 편의점이 들어서 있어 배고픈 학생들은 이끌릴 수밖에 없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학생들 입장에서 매 끼니를 직접 차려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캠퍼스 근처 음식점의 경우 죽전캠퍼스는 약 28개이지만 천안캠퍼스는 12개 업소에 불과해 사실상 접근성이 열악한 것도 문제 중 하나다. 이 교수는 “천안캠퍼스의 경우 근처 상권 계발이 잘 돼있지 않아 열악한 식생활 환경을 개선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천안시와 대학본부가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대학생 식생활 문제는 다양한 요소들이 얽혀 개인의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졌다. 밥심이 국력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지금. 보다 높은 차원에서 현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준혁·이정숙 기자 | 정리=남성현 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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