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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논란, 新학사구조개편안을 둘러싼 딜레마

기사승인 [1429호] 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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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진행하는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두고 대부분 대학에서 평가에 대비한 새로운 구조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우리 대학도 방학 기간 중 유사 학문 단위를 통·폐합하고 캠퍼스 간 중복학과를 없애는 등의 내용이 담긴 ‘新학사구조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개편안이라며 수정 및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대학본부 측은 대학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개편안이라며 첨예한 대립의 날을 세우고 있다.

개교 70주년을 맞아 대학 구성원들이 하나가 되어 미래를 향한 도약을 해야 하는 지금, 우리 대학의 분위기는 갈등과 불통만이 존재하는 위기 상태다. 상호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학본부와 학생 사이의 불신이 가속도가 붙고 있는 만큼, 이번 개강호는 보다 객관적으로 현 사태에 대해 진단해보고자 한다. 이번 기획기자를 통해 대학 본부와 학생 간의 성숙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논란 속 新학사구조개편, 그것이 알고 싶다
학생여론을 뜨겁게 달군 화제의 新학사구조개편안. 대학본부는 대체 왜 개편안을 만들었고, 왜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하는가? 이에 대해 논하기에 앞서 학사구조개편의 실질적 명분이라고 볼 수 있는 교육부의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 ‘더 감축하고, 더 통합하고’……칼자루 쥔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학 체질 개선’이라는 슬로건 하에 교육부가 국내 대학을 대상으로 다음해 초에 시행할 예정인 대학 평가다. 본 평가는 대학 경쟁력 강화,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 확보,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의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는 교육부의 의지로, ‘자율역량’을 갖춘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을 솎아내 재정지원 제한, 단계별 정원 감축 등 구조개혁을 조치할 예정이다.

문제는 교육부가 의도한 평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즉 자율역량이 부족한 ‘하위 대학’으로 판별 될 경우다. 만약 대학이 하위 대학으로 평가되면 앞으로의 정부 재정지원이 차등 제한되며, 심할 경우 이른바 ‘한계대학’으로 지정돼 대학 통·폐합, 기능전환, 폐교 등의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 대학 본부 입장에서는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가 상당한 부담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대해 新학사구조개편안의 총괄을 맡은 박범조 기획실장은 “이번에 개편하느냐 마느냐는 대학의 생존이 달려있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라며 “이번 개편안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이번 2주기 평가에서의 핵심은 우리 대학이 자율개선을 선택할 것인가, 정부에 의한 개선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후자의 경우 정부에서 강제적으로 대입정원의 10~30%까지 줄일 예정이며 이때 재원손실이 320억 정도가 발생한다”며 이번 학사개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초안 발표 2달 후 달라진 점은?
기획실은 지난 6월 21일 죽전캠퍼스 인문관 209호에서 열린 1차 설명회에서 개편안을 처음 공개한 이후 두 차례의 설명회와 공청회 피드백이 이루어졌고, 천안캠퍼스 총학생회의 60페이지 분량의 ‘학사구조개편안 학생 요구서’를 접수한 상태이다. 이 과정에서 3가지 항목이 수정됐는데 법과대학의 사회과학대 편입 , 상담학과와 심리학과 통합, 그리고 작곡과 통폐합에 대해 폐기가 결정됐다. 박 기획실장은 “지금 나온 개편안은 최종안이 아니며, 아직도 수정·보완을 하는 단계”라며 “학생들에 국한된 것이 아닌 대학의 3주체 모두가 납득할 만한 건의라는 전제가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의견을 수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新학사구조개편안에 제대로 ‘뿔난’ 학생들
대학본부가 주장하는 긍정적인 취지와는 별개로, 이미 ‘캠퍼스 특성화 사업’과 ‘프라임 사업’ 등 여러 차례 학과 통·폐합이 일어난 상황에서 新학사구조개편안을 바라보는 학생의 시선은 마냥 곱지만은 않다. 학사구조개편에 따른 결과가 학우들의 대학 생활과 직결되는 만큼 개편안에 대한 불안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대체 무엇이 학우들을 화나게 했는가?

▲ 단국대학교 대나무숲에 두 달간 올라온 新학사구조개편안 관련 50개 게시글을 토대로 분석함(Word Cloud)

 - 갑작스러운 통보에 화난 총학생회
新학사구조개편안이 처음 학생 대표 및 자치 기구에 공개가 된 것은 지난 6월 21일. 죽전캠퍼스 구예지(국어국문·4) 총학생회장은 당시 대학본부의 ‘1차 설명회’ 통보 방식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죽전 총학생회장은 “당시 1차 설명회가 있기 이틀 전에 설명회가 있다는 통보받았을 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채널 대신 전화로 통보를 해 왔다”며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 심정을 고백했다. 뿐만 아니라, 본지 취재 결과 기존에 정해져 있던 설명회 장소 및 일정에 대해 대학본부 측에서 수 시간 전에 통보한 경우가 있어 적지 않은 학우들의 불편이 발생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학본부 측은 당시 상황에 대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박 기획실장은 “개편안 1차가 발표되고 나서 필수적으로 교무위원회의 논의를 거쳐야만 했다”며 “교무위원회의 논의가 끝났을 때가 설명회 이틀 전이었기에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공청회 장소 변경 통보에 대해서는 “대학본부가 공청회 장소를 통보하는 것에 대해 총학생회와 합의했다”며 해당 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 했던 말 하고 또 하고……미숙했던 공청회
학생 대표와 자치 기구만 참석할 수 있었던 1차 설명회를 통해 학사구조개편안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학우들은 新학사구조개편안에 대한 우려와 의혹에 대해 공청회에서 대학본부의 충분한 답변을 듣길 원했다. 그러나 공청회에 참석했던 대다수의 학생들은 공청회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지난 25일 천안캠퍼스에서 진행된 공청회에 참석했던 천안캠퍼스 이재권(녹지조경·4) 총학생회장은 당시 공청회에 대해 “학교 측에서는 통보가 아닌 소통하기 위해 공청회를 열었다고 하지만 이미 완성된 자료를 보여주며 소통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천안 총학생회장은 “공청회 당시 문제가 있었던 평가 기준에 대해 수정을 했느냐고 물어보았지만 모호한 답변만 돌아왔다”며 “4시간 동안 질문이 이어졌지만, 질문에 대해 대충 넘어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답답했다”고 밝혔다.

이에 본지에서는 SNS를 통해 생중계된 바 있는 지난달 13일 죽전캠퍼스 청문회의 질의응답 부분 녹취 내용을 확인한 결과, 학생들이 질의한 내용에 대해 “좋은 지적이다, 아직 검토 중이다”, “최종안이 아니다, 계속 의견 수렴하겠다”며 즉답을 피한 횟수가 전체 질의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본부 측에서 일부 질문에 대해 엉뚱한 답변을 하는 경우도 있어 일각에서는 공청회에 대한 사전 준비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 입장문 공표, 반대TF 발족……온·오프라인에서 표출된 불만의 목소리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본부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1차 설명회가 진행된 이후 우리 대학 총학생회가 일제히 반대 입장문을 공표했으며, 죽전캠퍼스의 경우 자발적으로 개편안에 반대하는 학우들이 모여 반대TF, 이른바 ‘단국대학교 신학사구조개편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발족, 주기적으로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인 시위에 참여한 죽전캠퍼스 이한결(전자전기·4) 총학생부회장은 “소통 없는 학교와 일방적인 행정업무를 일삼는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보다 많은 학우분에게 알리기 위해 1인 시위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新학사구조개편안에 대해 관심을 두고 의견을 나누는 방법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한 학우들은 공청회에 직접 찾아가 질의에 참여하기도 하며, 시간상 참석하지 못한 학우들은 SNS에서 생중계를 통해 공청회를 간접적으로 접하는 경우도 있다. 

 

■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이해의 간극
대학본부의 경우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라는 불가피한 현실과 학생들의 경우 대학 생활이 걸린 한 치 양보하기 어려운 이해관계 사이에서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가고 있다. 서로 엇갈리는 주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장 학생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이에 대한 대학본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 ‘캠퍼스 특성화·프라임 사업의 악몽’ 되풀이되나
新학사구조개편안에 대한 학생들의 가장 큰 우려는 바로 통폐합에 따른 피해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 대학은 이미 캠퍼스 특성화와 프라임 사업의 과정에서 특정 학과를 다른 캠퍼스로 이동시키거나 통폐합했던 전례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대학본부 측으로부터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통폐합에 따른 피해를 적절히 보상받지 못한 경우도 있어 학생들의 우려가 크다.

실제로 지난 2013년 학사구조개편에 따른 통폐합 대상자에게 이번 新학사구조개편안에 관해 묻자 대부분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익명을 요구한 A 씨는 “이전의 학사구조개편에 따른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新학사구조개편을 시행하게 될 경우 나와 같은 피해자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박 실장은 “본교는 통폐합 피해 학생들을 구제하기 위해서 ‘본교 통폐합 학과 운영 지침’을 이미 만들어 놓았다”며 “통폐합 피해 전담 부서 설치 또한 타당성이 인정된다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죽전 총학생회장은 이에 대해 “과거 프라임 사업 당시 지금처럼 학생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피해를 본 학생들에게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대학본부는 교수들 개인의 문제라며 통폐합에 따른 불편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학문탐구보다 취업? 지식의 요람과 취업사관학교
학생들의 우려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학과 통폐합 기준에 대한 적절성’이다. 교육부가 공개한 「2주기 대학구조개혁기본계획안」의 추진 배경 중 ‘수요 맞춤형 교육을 통한 대학 교육의 미스매칭 완화’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에 대해 “학문과 진리를 탐구하는 상아탑으로서의 대학에서 과연 학과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을 취업 경쟁력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新학사구조개편안의 근거가 되는 학과 지표는 크게 학내평가와 피어(peer)평가,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회적으로 얼마나 수요가 있느냐에 따라 학과의 존폐가치를 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박 기획실장은 “이번 학사개편의 대원칙 중 하나가 기초학문 단위를 지키며 개편을 진행하자는 것”이라며 “그러한 맥락에서 작곡과에 대한 통폐합 안을 폐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작곡과 외에 순수예술, 기초과학 관련 학과 다수는 여전히 통폐합이 예정된 만큼 이에 대한 학내 의혹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시험 앞두고 다이어트에 돌입한 대학가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따른 학사구조개편의 돌풍은 대학가 전체에 불어 닥치고 있다. 교육부의 정책에 따라 입학정원 축소, 학과 통폐합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대학본부와 이에 반발하는 학생들의 갈등은 우리 대학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지역 소재 A 대학의 경우 인문사회대학과 예술체육대학, 경상대학, 이공대학을 인문예술스포츠과학대학과 경상사회과학대학, 창의공과대학과 IDT융합대학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현 대학 사정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며 학생들은 반발하고 있다.

한편, 학생들의 강력한 반발로 대학본부가 2018학년도 학사구조개편 계획을 전면 철회한 사례도 존재한다. 서울 소재 B 대학의 경우 기존 학과를 통폐합하고 ‘미래인재대학’이라는 새로운 단과대학을 설립하려는 개편 방안을 추진 중이었으나 총학생회와 학생들은 비상학생총회, 수업거부,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며 강력히 반발했고 결국 본관 점거 농성 7일 만에 대학본부가 물러서면서 합의를 끌어냈다.

 

■ 新학사구조개편안 갈등, 그 본질에 대한 고찰
대학본부는 우리 대학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 新학사구조개편은 추진되어야 한다는 의견인 반면, 학생들은  학교의 일방적인 소통 방식과 개편 내용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개편안의 전면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전례 없던 학령인구와 대입인구의 역전, 그리고 변화하는 미래인재의 수요는 흐르는 시간 앞에서 대학본부와 학생 모두가 당면한 현실이다.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두고 양측 모두 서로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적은 서로의 발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대학본부는 학생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고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정작 학사구조개편안의 적용 대상인 학생들의 현 상황을 성의 있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모호한 답변으로 학생들의 의문을 성실히 풀어주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상황은 대학본부의 일방적 추진으로 비춰질 것이다.

학생 또한 학사개편안의 무조건적 반대가 아닌 합리적이고 상호보완적인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교육부의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라는 확정된 미래가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흥분된 여론에 휩싸여 합리적인 논의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보다 성숙한 태도를 가지고 함께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한길·장승완 기자 | 정리=남성현 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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